[톰포드] 오드 우드, 클래식 수트를 위한 우디 향수

2018. 12. 10. 01:25Perfume



#01. 우디향 좋아해요? 네! 좋아해요! 흐읍 / 우엑!!


톰포드 향수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지나가다가 화이트 스웨이드 시향하러 들린 톰포드에서 추천받아서 시향해봤던 향수이다. 샵 매니저이 시향지에 딱 뿌려주고 첫번째로 맡았을 때는 정말 '나는 나무다!!' 를 강력하게 외치고 있는 향수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우디가 섞여있는 향조는 좋아하지만, 우디 단독으로 춤을 추고 있는 향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우디우디우디x100 을 외치는 듯한 향이었다. 내 반응이 너무나 리얼했는지 매니저분도 덩달아 웃더라.

그 후에 동생님 생일선물로 화이트 스웨이드를 구매하러 신세계 강남점에 들렸다. 구매한 뒤에 주신 샘플이 오드우드였다. 내가 오드우드에 기겁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다른 향 없냐고 하니까 뒤따라온 '옴브레 레더' 역시 나는 가죽향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기에...씁쓸함을 뒤로한 채 나왔다. 구매한 화이트 스웨이드가 주인에게 가고 몇달 뒤, 고이고이 모셔놨던 오드우드의 샘플향수에 갑자기 호기심이 가게되어 피부에 착향을 해보았다. 역시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코에 들어오는 향에 대한 후기 정도는 적을 수 있게 되었다. 


#02. 네이밍으로 모든 것을 말해주는 향수 - 오우드, 우드 = 한약..?


향료에서도 귀한 오우드가 들어가있고 이것이 가장 강력한 메인 노트를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오우드가 들어간 것은 명확히 알겠으나, 그 뒤의 묘한 분위기를 감싸고 있는 향들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좋은 습식 사우나에서 나는 냄새를 보여준다. 요즘 새로 지은 유리방 사우나가 아니라, 내부 마감이 모두 나무로 되어있는 사우나 말이다. 또 한의원에 가면 로비에서 풍기는 냄새도 난다. 그냥 한의원이기 보다는, 한약방도 같이 하면서 약을 다려서 내리는 그런 한의원에서 나는 냄새 말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오우드 향이 강하기 때문에 약간의 인센스를 섞으면 어떨가 생각을 하던 찰나에... 킬리안에서 나온 인센스 오우드도 있다고 한다. 나도 아직 못맡아 봤기에 나중에 시향기를 적어볼까 한다.

만약에 오드우드가 나처럼 부담된다면, 가격도 톰포드보다 저렴한 딥디크의 탐다오가 어떨까 싶다. 전체적인 향도 오드우드보다 훨씬 가볍고, 편안한 향으로 느껴진다. 딥디크의 최강의 장점인 자연의 향을 그대로 표현해주는 향수이기도 하니 말이다.


#03. 밤보다는 낮이 잘 어울릴 듯한 향수


확실히 클럽용 향수는 아니다. 오드 우드의 향은 사람을 밝은 이미지로 만들어준다기 보다는 차분하게 가라앉혀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캐쥬얼 복장보다는 수트에 어울리는 향 같다. 수트중에서도 모던한 수트 (예를 들면 얇은 넥타이, 좁은 바지통같은) 보다는 살짝은 클래식한 멋을 낸 수트를 입은 사람에게 어울릴 법한 향이다. 그렇다고 너무 올드한 스타일로 가면 오드우드 버프받아서 노신사로 직행해버리니 그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