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크너 교향곡 6번 - 베르나르드 하이팅크 &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2018. 1. 24. 16:33Classical Music



#1

필자는 몇년전에 하이팅크옹께서 피레스여사와 함께 내한공연을 하셨을 때 (아마 LSO였을 것이다) 이번에 이 할배를 못뵈면 영영 뵈지 못하겠구나... 싶었는데 그런 걱정은 기우였던 듯 하다. 하이팅크옹께서는 여전히 정정하시면서 그 와중에 이런 음반까지 꾸준히 출시해주시고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 주시고 있다. 오늘 이야기할 브루크너 교향곡 6번 말고도, 최근 베를린필과 연주한 말러 교향곡 9번이 상당히 좋게 연주되는등, 지휘자로서 행보는 여느 젊은 지휘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2

이 곡을 접한지는 꽤 되었다. 원래 다른 브루크너 교향곡과는 조금 다른 맛이 있기에 좋아했었는데 디지털 콘서트홀에서 리카르도 샤이가 한 공연을 보고 더욱 더 사랑하게 되었다. 지금은 브루크너 최애 교향곡중에 하나이다. 이 곡은 특히 선율이 기가 막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2악장 '아다지오' 에서 만들어내는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 정말 황홀하다. 신에게 다가가겠다는 브루크너의 열망보다는, 어쩌면 너무나 세속적인 멜로디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달콤하며, 중독성있는 악장이다.


<이번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헤르무스의 해석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



#3

하이팅크는 이 곡을 이미 한번 녹음했었고, 그 음반도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의 레퍼런스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훌륭하게 녹음해놓은 곡을 말년에 다시 녹음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를 알면 내가 독심술사를 하고 있겠지. ~(ㅋㅅㅋ)~ 두 음반의 차이는 여느 지휘자의 말년의 재녹음 음반처럼 명확하게 드러난다. 대게 지휘자들이 말년으로 템포가 느려지고 무리한 다이나믹을 시도하지 않으면서 음악을 크게크게 바라보는 경향을 보여준다. 작품 자체가 풍기는 분위기를 드러내는데 주력한다고 하면 맞는말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 어찌되었든, 하이팅크도 이러한 대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의 젊었을 적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이 그의 패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면, 지금의 브루크너는 패기보다는 곡이 아름답다는 느낌이 훨씬 강하게 든다. 실제로 이 음반에서 만들어내는 2악장은 그 어느 지휘자가 만들어내는 아다지오보다 훨씬 찬란하고, 또한 아름답다. 필자는 이 음반을 몇번째 재생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분부분마다 소름돋는 구간이 있다. (물론 이 점은 BR KLASSIK의 녹음기술도 한몫을 해준다)  + 얀손스가 다듬어놓은 BRSO의 음색이 여기서 폭발한다.


#4

재밌는 사실은 구음반보다 신음반의 아다지오가 러닝타임이 빠르다. 구음반은 17분 19초이며 신음반은 15분 18초인데 느껴지는 감동은 훨씬 진하다. 또한 2분이나 단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급한 아다지오라는 느낌은 들지 않고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내려가며, 감동도 자연스럽게 청자에게 인입시켜준다. 다른 악장들은 대게 1분정도씩 늘어났지만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음악을 전개하는 듯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