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 조성진과 야닉 네젝 세갱,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

2018. 12. 17. 23:20Classical Music

조성진 모차르트 음반


조성진의 DG 신보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모차르트의 몇 개 없는 단조곡이다. 내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중에서도 가장 즐겨듣는 연주이고 말이다. 그리고 이걸 100년묵은 구렁이처럼 피아노를 치는 조성진이 어떻게 소화해낼지도 궁금했다.


#01 파트너로 야닉 네젝 세갱을 고른 조성진


먼저 반주부터 보면 조성진은 야닉 네젝 세갱과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를 골랐다. 

세갱의 음악 스타일은 일찍이 잘 알고 있다. 그가 만드는 모든 음악은 신난다. 특히 필라델피아와 녹음했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제전이나 바이에른과 녹음했던 말러 교향곡 1번등 모두 음악이 신났었다. 유튜브로 접했던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5번조차 매우 눈부시게 화려하고 찬란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굉장한 리드미컬한 면도 보여주는 지휘자이다. 이런 면이 이번 모차르트 반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시종일관 들떠있는 듯한 반주는 굴다와 아바도의 음반에 거의 대척점에 있는 듯이 들리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21세기의 감성(?)을 고스란히 잘 담은 반주라고 생각된다. 너무 진중하지 않은 모차르트여서 오히려 나는 좋다.


#02 구렁이의 모차르트


구렁이 조성진 선생은 야닉 네젝 세갱이 계속 들떠있는 것이 비하여 꽤 많은 구간에서 침착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게 보통의 음반같으면 굉장히 둘이 이질감이 느껴질 것도 같은데 내가 듣기에는 둘이 퍽(?) 잘 어울린다. 한쪽에서 냅다 질러주고, 한쪽에서는 그것을 잘 수습해서 다시 내지를수 있는 환경을 계속 만들어주고 있다. 이게 이 곡의 특징(?) 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한데, 그런 면에서 볼 때 둘의 궁합은 아주 잘 맞는 듯 하다.


#03. 그래도 아쉬운 조성진의 아이덴티티


항상 조성진에게 아쉽다고 느끼는 점이 있는데, 어느 누가 들어도 이건 조성진의 음악이고 걔밖에 할 수 없는거야! 라는 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조성진은 피아노를 굉장히 잘친다. 그런데 아무리 느껴봐도 교과서적으로 잘친다. 그렇다. 조성진은 조금 더 찌든 때가 필요하다. 누군가 타락시켜줄 날이 오겠지... 내가 음악적으로 조성진에게 바라는 모습은 그런 것 이다. 아니 그렇다고 약을 하지는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