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퇴근길 토크 콘서트, 음악과 건축의 동행2

2017. 12. 27. 00:59서울시향 서포터즈



서울시향이 지난번에 이어서 퇴근길 토크 콘서트를 다시 한번 마련했다. 이번에는 다소 접근성은 불리한 천도교 중앙대교당이다. 천도교에 조금 생소하실 수도 있지만 고등학교때 근현대사를 정상적으로 공부한 사람은 모두 아실테니 설명하지 않겠다. (난 원래 불친절하지 ㅋㅅㅋ) 이번에도 황두진 건축가가 나와서 진행을 한다. 그래서 특별히 홍보커버를 무지개로 만들어봤다. 곡이 워낙 많아서 일일히 추천음반을 올리기도 그렇고... 그래서 황두진 건축가가 말하는 건축에 대해 짧게 이야기해볼까 한다. 프로그램들은 현장에서 가볍게 들으시길. 


현재 우리나라의 도시계획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직주근접이다. 직주근접이란  쉽게 말해서 직장과 집이 가까이 있는 것을 말한다. 자 생각을 해보자.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중 수도권에 살고 있다면 자신의 회사는 흔히 말하는 CBD, GBD, YBD에 있을 것이다. 이 서울의 대표적인 세 비지니스 지구에서 걸어서 30분내에 살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걸어서 30분이면 회사 반경 2.5km 정도로 보면 된다. 아마 없을 것이다. 있을수가 없다. 주변의 월세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어느 직장인이 월세 70-100만원을 내고 회사주변에 살까? 아마 대부분이 대중교통으로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의 거리에 살 것이다. 강남에 직장이 있다면 그 거리는 판교, 분당이 될 것이고, 여의도이면 검단 신도시, 김포등이 될 것이고 광화문이면... 서울몽땅? 일 것이다. 


황두진 건축가는 이런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서 그의 '무지개떡' 건축관을 내세우고 있다. 쉽게 말해서, 하나의 단위건물에는 여러개의 프로그램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다. 저층부에는 상가와 중층부에는 오피스, 고층부에는 주거시설등등 말이다. 도시의 프로그램을 기존의 수평적인 프로그램 배치에서 입체적이고 적층적으로 바꾸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렇게한다면 도심내부까지 주거 프로그램이 끼어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보다 직주근접이 용이해질 수 있다. 아울러 여의도같이 평일 대낮에는 사람으로 넘쳐나지만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는, 이른바 도심공동화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인구밀도를 주간과 야간에 적정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줄 수 있기 때문에 범죄 및 치안에도 용이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다양한 도시적 프로그램을 주거 가까이서 쉽게 체험할 수 있다.


<무지개떡 이론의 결과물>



여기까지가 필자가 아는 황두진 건축가의 무지개떡 이론이다. 여기에 필자가 배운 것을 덧붙이자면, 무지개떡 이론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렘쿨하스가 오스발드 앵거스와 리즈시절 제시했던 베를린의 도시계획처럼 서울을 탈중앙화시켜야한다. 현재 CBD, GBD, YBD의 거대 도심체계가 아니라 도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심점이 더 많아져야한다. 그래야 고른 개발과 함께 기업들이 어느 한 곳에 집중하는 현상을 막아줄 수 있고 사람들이 외곽의 신도시로부터 중앙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 혹자는 이걸보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말을 할수 있다. 그럼 도대체 도시경쟁력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더 많은 GDP를 생산하는 도시인가? 아니면 사람의 질적 삶을 높여주는 공간인가? 필자는 명백히 후자라고 생각하며 질적 삶을 높여주는 곳은 자연스럽게 생산력도 높다고 생각한다. 


<Rem Koolhaas(렘 쿨하스),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건축가중 한 명이다.>




필자의 생각과 황두진 건축가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난 일개 학부생이니까) 그래도 명백한 것은, 한국의 건축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하며 도시계획도 마찬가지이다. 다양성이 보장되는 삶이 좋은 삶이다. 현재 필자가 거주하는 곳도... 산 속에 덩그러니 아파트만 떨어뜨려놨다. 뒤질 것 같다. 살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