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창(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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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 테오도르 쿠렌치스 & 무지카 애테르나
#1비창에서 뭘 더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제 이 교향곡을 보면 언제나 이런 질문부터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쿠렌치스는 보여주었다. 아주 대범하게 말이다. 그가 보여주는 것은 카라얀으로 필두되는 독일 지휘자들이 만들어놓은 아주 세련되고 낭만적인 비창도 아니고, 므라빈스키와 스베틀라노프가 보여주는 시베리아의 차가운 모습도 아니다. 오직 곡에 담겨있는 감정 자체를 송두리째 드러내면서 그 속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쿠렌치스에게 요즘 많이 회자되는 세련미같은 고급스러운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날 것의 맛을 아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고품격 한정식이 아닌, 단짠단짠의 클래식 버전이라고나 할까 #2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인데, 카라얀인가 므라빈스키인가... 아무튼 '비창' 에 대하여, 이미 슬픔을 깊..
2018.01.30 -
서울시향의 비창
한국에 스티븐 허프가 리사이틀이 아닌, 협연으로 왔다는 것 자체가 이슈인 공연이었다. 거기다가 프로그램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이었다. 과거 허프가 라흐마니노프로 그라모폰 상을 수상한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번 공연이 기대될 수 밖에 없었다. 서곡으로 들려준 Schreker 의 Ekkehard는 연습할 시간이 없었던 듯 싶다. 음표의 나열, 그 이상과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스티븐 허프의 이야기로 넘어가자. 스티븐 허프의 타건은 '정확하다' 라는 말로 정리될 수 있을 듯 하다. 이 단어를 선택했다고 해서 그가 미스터치가 없는, 매우 기계적인 연주를 들려주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가 건반을 누를 때마다 콘서트홀에 울린 소리들은 모두 하나하나 살아있었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많은 ..
2017.10.20 -
서울시향 콘서트 프리뷰: 스티븐 허프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
이번 공연은 프로그램보다 협연자와 지휘자에 더 주목해야할 듯 싶다. 우선 협연자는 스티븐 허프이다. 수많은 명반을 남겼고 그라모폰 상을 밥먹듯이 탄 연주자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그 중에서 스티븐 허프는 단연 돋보인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협주곡에 그치지 않고 실내악, 솔로등 다방면으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몇 안되는 피아니스트이다. 그리고 허프는... 정말 똑똑한 사람이다. 유튜브에 Stephen Hough 를 검색하면 그의 연주영상도 많이 나오지만그의 인터뷰 영상도 굉장히 많이 나온다. 음악에 대한 그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다. 그는 이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으로 음반을 남겼다. 게다가 이 음반은 2005년에 그라모폰 상을 받았다. 이 사실만으로도 허프가 라흐마니노프를 들고..
2017.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