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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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틸슨 토마스(MTT)의 부드러운 라떼같은 슈만 교향곡 전집
#01. 슈만 교향곡 전집슈만은 교향곡을 4개밖에 작곡을 안했다. 왜냐하면 미처버려서 일찍 죽었기 때믄... 그래서 종종 지휘자들이 슈만 교향곡을 낱개로 녹음하지 않고 한꺼번에 묶어서 발매하고는 하는데 마이클 틸슨 토마스도 그의 수족인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통으로 묶어서 내놨다. 간혹 슈만의 다른 명곡들을 곁다리로 껴주기도 하지만 이 음반에서는 얄짤없이 교향곡 4개만 들어가있다. 그리고 존나 비싸다 #02. 슈만 교향곡 1번을 들어볼만하게 만들어준 음반난 원래 슈만 교향곡 1번은 잘 듣지 않았다. 아무리 들어도 별 감흥이 없었기 때문이다. 번스타인의 몰아치는 그 소용돌이 안에서도 시큰둥했고 샤이의 말러 개정판 슈만 교향곡 전집 음반에서도 시큰둥 했었다. 그런데 MTT의 부드러운 면이 교향..
2018.12.27 -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 테오도르 쿠렌치스 & 무지카 에테르나
#01. 쿠렌치스가 첫번째로 고른 말러 음반쿠렌치스가 말러를 녹음하면 몇번 교향곡을 첫번째로 녹음할 지 궁금했었다. 그의 성향상으로 보아 2번, 5번, 6번 중에 하나일 듯 보였는데 쿠렌치스는 6번을 맨 처음으로 골랐다. 그리고 이 선택은 그가 평소에 만들어내는 음악 스타일을 고려해본다면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을 녹음하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그 연장선상에서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 을 공략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리스크를 줄이면서 흥행할 수 있는 당연한 수순인가 #02. 다듬어지지 않은 맛그 동안 많은 말러 음반들이 다듬어지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아바도의 명쾌한 정리에서 출발해서 하이팅크의 세련미가 돋보이는 음악들, 그리고 온전히 오선지상의 음표만 남기며 ..
2018.12.26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 마이클 틸슨 토마스 &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우리가 콘서트홀에서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기대하는 바는 항상 비슷했다. 오늘은 어떤 박력을 보여줄 것인가? 그리고 여기에 달콤한 멜로디라인이 만들어내는 대비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의 얼개는 완성이 된다. 지휘자마다 차이가 있다면 이런 박력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절대적인 레퍼런스 음반인 므라빈스키와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의 경우 시베리아의 차가운 칼바람같은 분위기로 음악을 이끌었으며 스베틀라노프와 USSR은 강한 힘이 지배하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 외로 비러시아권으로 카라얀을 필두로한 독일계 지휘자들의 음반과 이탈리아계 지휘자들의 음반이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아계 지휘자들의 음반을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마치 이탈리아 오페라처럼 느린 악장은 아리아처럼 들리게 연주..
2017.05.24 -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 마이클 틸슨 토마스 &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아직까지 오늘날의 지휘자들이 옛 음반의 아성을 쉽게 무너뜨리지 못하는 작품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여러 지휘자들의 음반이 출시되고 있지만 그 음반들이 샤를 뮌시의 원시적인 에너지와 데이비스 경의 중용적인 아름다움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몇몇 음반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마이클 틸슨 토마스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반이다. 이 음반은 앨범 커버에서도 볼 수 있듯이 MTT의 Keeping Score 시리즈중 하나이다. 본래는 영상물로 나온 것이지만 그것을 음반으로도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이 Keeping Score 를 간간히 본적이 있는데 클래식을 대중화하기 위한 MTT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
2017.05.12 -
말러 교향곡 9번 - 정명훈 & 서울시립교향악단
이 음반은 서울시향 성장의 단적인 면을 보여주는 음반이다. 과거 국내에서 2류에 불과하던 오케스트라가 정명훈의 지휘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국내외로 알아주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게 되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내수용' 이라고 반박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이 음반에 대한 평이 해외에서도 나오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서울시향의 '인지도' 는 많이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울시향 사태로 인해 정명훈이 음악감독직에서 사임한 후 근래들어 그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진기도 한다. 말러 교향곡 9번의 악보를 펼쳐본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 필자는 호기심에서 한번 펼쳐본 적이 있는데 단연코 말러의 그 어느 교향곡 악보보다 복잡했다. 멀리서보면 마치 미술품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말러의 작곡능력에 감탄했고..
2017.05.06 -
서울시향 바그너의 반지: 관현악 모험 / 2017.03.18
몇년전에 정명훈의 바그너의 반지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썩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명훈이 극 음악에 강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 말이다. 그때의 기억을 가지고 몇년만에 다시 이 곡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살짝 다른 버전이긴 하지만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미없었다. 철저한 본인의 주관이긴 하지만 이 곡은 발췌곡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앞뒤의 논리를 연결하려고 했다가는 니맛도 내맛도 아니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각 섹션별로 다소 중구난방처럼 느껴지더라도 확실하게 표현해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바그너의 그 수많은 장면들중에 특정 몇개의 장면을 위해서 다른 너무 많은 장면을 희생하지 않았나 싶다. + 개인적으로 마젤 편곡판이 구성적으로 볼 때 더 드라마틱한거같다. 그..
2017.05.04 -
서울시향 마르쿠스 슈텐츠 사이클1: 낭만주의 시대의 혁명가들 - 2016.01.21
마르쿠스 슈텐츠는 익히 말러 음반으로 꾸준히 접하고 있었다. 다만 작년에 서울시향 객원으로 왔을 때는 공연을 보지 못했었는데 이번년도부터 티에리 피셔와 함께 서울시향을 이끈다고 해서 무척 기뻤었다. 그리고 오늘 그의 첫번째 공연이었다. 우선 프로그램이 색달랐다. 도서관에서 발견된 스트라빈스키의 곡부터 내가 슈만 교향곡중에 제일 좋아하는 2번까지 꽤 호기심이 가는 구성이었다. 1부에 협연곡으로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까지 있었다. (다만 내가 별로 안좋아할뿐) 스트라빈스키의 미발견곡에 대한 정보야 워낙 널렸으니 익히 접했을 것이다. 그런 백그라운드를 떠나서 그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스트라빈스키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가 너무 봄의 제전, 불새에 길들여진 탓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 초연, 미발..
2017.05.04 -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 안드리스 넬손스 &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 앨범에서 제일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녹음 상태이다. 예전에 필자가 3학년때 전공과목중 건축환경공학이라는 과목이 있었다. 한 학기의 중간쯤 되었을 때 건축음향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있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콘서트홀은 어디인가? 라는 주제를 가지고 강의가 이어졌었다. 내 기억으로는 비엔나의 황금홀, 암스테르담의 콘서트헤보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스톤 심포니홀이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이 세개의 콘서트홀에서 녹음된 음반들의 음향 상태는 적어도 보통 이상은 했었던 듯 싶다. 그런데 이 음반은 유달리 음향이 풍부하게 느껴진다. 음반의 부제로 'Under Stalin's Shadow' 가 써있다. 그렇지만 넬손스의 해석은 이런 부제와 썩 어울리는 편은 아니다. 얀손스가 발탁해 키운 넬손스의 스타일은 그의 스승..
2017.05.04 -
슈베르트 교향곡 9번 - 이반 피셔 &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피셔가 바라본 슈베르트는 기존의 지휘자들이 바라보던 시선과는 조금 다르다. 그동안 많은 지휘자들이 슈베르트를 접근할 때 보수적인 시각에서 접근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음반들을 들어보면 각각의 표현 방식에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 많이 바뀌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조나단 노트와 밤베르크 심포니의 음반도 이 궤도에서 벗어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대의 트렌드에 약간 작은 편성과 그로 인한 투명한 성부의 균형이 더 추가되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이 음반이 구리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피셔는 슈베르트에 접근할 때 교향곡의 시선, 즉 여러 악기들이 조화해서 하나의 거대한 소리를 만든다는 접근 방식보다는 슈베르트의 가곡처럼 표현한다. 필자는 슈베르트의 가곡은 도시의 콘서트홀에서 멋지게 울려퍼지기보다 산..
2017.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