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피셔(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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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제전 & 불새 - 이반 피셔 &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피셔는 스트라빈스키라는 작곡가에 대하여 매우 관심이 많은 듯 하다. 한 음반에 스트라빈스키의 대표적인 두 곡인 봄의 제전과 불새를 모두 담은 것도 그러하고, 더불어 앵콜곡으로 같이 삽입된 스케르쵸와 탱고까지, 이반 피셔는 이 한 장의 음반으로 그가 생각하고 있는 스트라빈스키의 모든 것을 담아내려고 한다. 여기에 삽입된 곡 외에, 피셔는 '카드놀이' 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스트라빈스키의 작품까지 종종 무대에 올린다. 이 연주는 베를린필하모닉 디지털 콘서트홀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은 영상을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피셔가 스트라빈스키에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적으로 보면 그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곡들을 선택하다보니 스트라빈스키의 작품이 상대적으로? 많아졌을 것이다. 피셔는 다..
2017.09.15 -
슈베르트 교향곡 9번 - 이반 피셔 &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피셔가 바라본 슈베르트는 기존의 지휘자들이 바라보던 시선과는 조금 다르다. 그동안 많은 지휘자들이 슈베르트를 접근할 때 보수적인 시각에서 접근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음반들을 들어보면 각각의 표현 방식에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 많이 바뀌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조나단 노트와 밤베르크 심포니의 음반도 이 궤도에서 벗어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대의 트렌드에 약간 작은 편성과 그로 인한 투명한 성부의 균형이 더 추가되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이 음반이 구리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피셔는 슈베르트에 접근할 때 교향곡의 시선, 즉 여러 악기들이 조화해서 하나의 거대한 소리를 만든다는 접근 방식보다는 슈베르트의 가곡처럼 표현한다. 필자는 슈베르트의 가곡은 도시의 콘서트홀에서 멋지게 울려퍼지기보다 산..
2017.05.04 -
브람스 교향곡 1번 &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 이반 피셔 &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대다수의 음반의 Booklet에 적혀있는 브람스 교향곡 1번의 1악장 해설을 살펴보면 이렇게 적혀있다. '팀파니의 당당한 소리는 거인의 걸음이다' 혹은 '이 교향곡은 베토벤 교향곡 10번과 같다'. 실제로 지금까지의 많은 해석들이 이러한 경향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간혹 파격적인 해석을 내놓는 지휘자도 있었지만 그 지휘자의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어보면 브람스 교향곡 1번의 해석 방식과 비슷했다. 그렇지만 이 음반에서는 위의 두 가지를 모두 부정해버리면서 출발한다. 신선한 쇼크이다. 도입부에서 팀파니는 그렇게 부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나고 BFO 특유의 맛깔나는 현악군의 소리가 음반을 채운다. 그런데 이 부분에 매우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피셔가 액센트를 임의로 추가한 점이다...
2017.05.04 -
말러 교향곡 9번 - 이반 피셔 &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언젠가는 이 음반이 나올 줄은 알았다. 이반 피셔와 BFO가 말러 교향곡 녹음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고 이미 1,2,4,5,6번 교향곡이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얼핏 이들의 평소 스타일을 돌아보았을 때, 과연 이들이 9번 교향곡에서 설득력있는 해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과연 그들이 4악장 Adagio 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4악장은 자칫 세련되게 연주한다고 시도했다가 처참하게 망가지기 쉬운 악장이다. 쉽게 말해서 맹탕이 되기 쉽다. 그렇지만 음반을 재생하면 이것은 기우였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게 된다. 이반 피셔는 인터뷰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표현을 사용했다. 1악장 도입부의 리듬에 대하여 그는 'Arythmic Heartbeat' 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직역하면 '불규칙..
2017.05.03 -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 이반 피셔 &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이보다 더 달콤하고 매력적인 말러 교향곡이 또 나올 수 없을 것이다. 피셔와 BFO의 연주가 가지는 최고의 장점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들의 음색과 실내악과 같은 투명한 연주 그리고 균형잡힌 소리이다. 말러 교향곡 1번에서는 이 세 가지 장점이 곡의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울리면서 매우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1악장 도입부의 하모닉스는 맑고 투명한 연주의 완전함을 보여준다. 다른 음반들에서 들을 수 있는 탁한 소리, 무겁고 진중한 소리가 모두 배제된 채 수채화같은 소리로 교향곡의 첫 시작을 장식하고 있다. 아울러 2악장에서 BFO가 들려주는 음색의 달콤함은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피셔는 이 악장에서 소리에 다채로운 소리를 입히기 위해 BFO 본연의 음색뿐만 아니라 글리산도 기..
2017.05.03 -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 이반 피셔 &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사람들은 라흐마니노프를 두고 '최후의 낭만주의자' 라고들 말한다. 동시에 시대에 뒤쳐진 작곡가라는 비평도 함께 따라온다. 그만큼 그는 새로운 음악이 피어나던 시기에 옛 전통을 고수했던 작곡가였다. 그렇지만 오늘날 청자의 입장에서 그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는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선율을 잔뜩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라흐마니노프의 선율만은 한번쯤 들어본 기억이 있다고들 말한다. 특히 피아노 협주곡 2번만큼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그의 가장 인기작이다. 그렇기에 라흐마니노프의 선율은 중요하다. 필자가 생각할 때 라흐마니노프 곡의 해석에 있어서는 음악적 구조보다 선율이 우선한다고 본다. 선율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피셔와 BF..
2017.05.03 -
브루크너 교향곡 7번 - 이반 피셔 &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이 음반은 한 마디로 정리될 수 있을 듯 하다. '브루크너, 드보르작을 품다' 브루크너는 전형적인 독일-오스트리아 계통의 작곡가이다. 클래식을 어느정도 듣다보면 작곡가별로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브루크너는 그 중에서도 가장 판별하기 쉬운 패턴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패턴 - 브루크너 개시 - 은 자연스럽게 게르만 계통의 지휘자들에게 해석적인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그래서 지금도 명반이라고 회자되는 음반들을 봐보면 대부분이 게르만 계통의 지휘자들 혹은 악단이다. 카라얀과 베를린필을 필두로한 황금 함대, 반트 말년의 베를린필과 협연한 음반, 블룸슈테드의 전설적인 녹음 그리고 대망의 첼리비다케와 뮌헬필의 음반까지 왠만하면 전부 게르만 계통이다. 공통된 분모에서 저마다의 색깔을 입힌 브루크너..
2017.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