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7. 23:31ㆍReview
#1
그동안 서울시향의 신년음악회는 신년음악회라고는 부르기 조금은 무거운 곡들로 채워지곤 했다. 그리고 거의 세종문화회관에서 했기 때문에 스킵을 당연히? 했었는데 이번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했다. 물론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전통적인 신년음악회도 한다. 다만 그동안 해오던 것과 다른 점이라면, 서양에서하는 신년음악회처럼 조금은 가볍고 경쾌하며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곡으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신년음악회에서 브루크너같은거는... 좀 아니잖아... 올해에는 프랑스감성을 짙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졌었고, 연주의 질을 떠나서 기획적인 측면에서보면 성공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짧은 호흡으로 탙타타타탙!
#2
파스칼 로페는 익숙한 사람이다. 그는 서울시향에 아르스 노바를 지휘하러 왔었다. 필자가 그 공연에 갔던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머릿속에 박혀있는 이름이었다. 어찌되었든 오늘 후렌치감성으로 가득찬 프로그램을 정말 멋지게 연주했다. 지금까지 서울시향의 프랑스음악은 정명훈의 해석으로만 채워져있었다. 즉 기준은 정명훈이 만들어내던 프랑스음악이다. 그 찐득찐득하고 엄청 진한 해석말이다. 그런데 오늘 파스칼 로페는 그런 찐득한 해석이 아닌, 경쾌하고 위트있는 음색으로 음악을 만들어내었다. 그것자체가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로페가 서울시향을 휘어잡던 그 카리스마는... 가까이서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강하게 다가왔었다.
#3
오귀스탱 뒤메이. 흡사 티탄족...을 보는 듯한 그의 체구와는 다르게 상당히 소녀소녀한 할아버지 같았다. 연주하는데도 한쪽 발을 자꾸 꼬앜ㅋㅋㅋㅋㅋㅋㅋ바이올린이 엄청 비싼듯 했다. 소리가 여느 바이올린과는 좀 다르게 독특한 면이 있었다. 그걸 이런 미천한 글로는 풀어쓰지 못하겠다... 아무튼 이 할배는 로페와 함께 쇼숑의 '시' 와 라벨의 '치간느' 를 협연했다. 쇼숑의 '시' 는 생각보다는 약간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한 맛이었다. 생각만큼의 사운드를 잘 뽑아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완결도있는 연주였다고 말하고 싶다. 기대했던 것은 쇼숑이었지만 오히려 라벨의 '치간느' 를 더 흥미있게 들었다. 치간느의 전반부를 그렇게 여유로운 모션으로 연주하는 사람은 처음봤닼ㅋㅋㅋ
#4
2부에 연주된 프로그램중에 아는 것은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뿐, 그래서 사실 길게 주저리주저리 할 말이 없다.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는 기대했던 사운드(광풍처럼 휘랴랼랼랼) 는 아니었지만 상당히 깔끔하고 군더더기없는 해석이었다. 조금만 더 서울시향과 합을 맞춰볼 시간이 있었다만 정말 근사한 연주가 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기도하다. (객원지휘자랑은 4일의 리허설을 해야한다!!!) 나머지 곡인 프랑크와 뒤카의 곡도 MSG안치고 적당히 버무려서 공연이 종료될 때까지 매우 안정적이었다.
Special Thanks to An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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