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8. 00:01ㆍReview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오케스트라 축제가 찾아왔다. 관심있는 대학을 모두 갈 수는 없으니 하나만 골라야 했다. 우리학교는 스케쥴이 안맞았고...(들어보니 최마에가 또 대박을 치셨다고...) 작년에 인상깊게 들었던 한예종을 선택했다. 한예종은 작년에 말러 교향곡 9번을 연주했었는데, 그 때 정말 별 기대도 안하고 갔다가 너무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 프로그램도 괜찮았다. 언제 또 알프스 교향곡을 들으리.
1부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이었다. 협연자는 김대진 '교수' 그런데 교수님이 협연한거 치고는 학생들이 연습을 별로 안했나보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저학년 오케스트라...로 추정이 되었다. 그럼 그 때는 놀아야지 무슨 연습이니. 그러므로 오케스트라는 생략하고 김대진만 보자면 안정적으로 연주를 이끌어 나갔다. 딱히 불만사항도 없다. 그렇다고 기억에 남는 순간도 없다. 무난했다. 다만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까지 내가 상상하는 모차르트의 음색을 들려준 연주자는 한국에서 못봤다.
2부는 한예종이 야심차게 들고나온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이다. 1부와는 확연히 다른 멤버 구성과 압도적인 인원이 무대로 주르르르륵 등장했다. 알프스 교향곡이니 당연히 많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거의 쪽수로 밀어붙이겠다는 전략같았다. 아무튼 정치용의 지휘아래 소리가 콘서트홀로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맨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트럼펫 수석. 이 곡에서 트럼펫의 역할은 명확하다.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소리장벽을 혼자 뚫고 나와서 존재감을 과시해주어야한다. 즉 시원하게 소리를 뻗어주지 못하면, 트럼펫은 묻혀버리기 딱 좋은 곡이다. 그런데... 이 학생 예사롭지 않았다. 그 소리의 향연을 혼자 결연하게 뚫고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않았는데 너무나도 훌륭하게 연주를 해주었다. 듣는 내내 귀가 즐거웠다. 금관이야기가 나온 마저 이어가면, 솔직히 호른에 별 기대안했는데 생각보다 안정된 연주를 들려주었다. 방구소리를 안내준것만으로 나는 감사하다. 워낙 어려운 악기라는 것을 알고있기도 하거니와. 그리고 마지막으로 트럼본 파트도 안정감있게 저음을 뿜어주었다.
그에 비해 목관파트는 좀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좀 더 쏘울! 을 담아서 솔로파트를 처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연주를 듣는 내내 마음 한쪽 구석에서 스믈스믈 올라왔지만... 교수님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을 거라고 추측을 해본다. 동물소리를 그렇게 정직하게 내면 동물로봇의 소리같다. 비록 안정적으로 정치용의 사인아래 잘 들어오고 나갔지만, 솔로 자체만 보자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좀 더 퇴폐적이어야한다. 큵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파트. 1부와 악장이 달라졌다. 악장의 주변인물도 달라져있었다. 아마 본 게임을 위한 선수들인 듯 했다. 1부의 악장이 마치 본인을 위한 콘서트인양 연주를 해대서 좀 불편했는데 2부의 악장은 안정적으로 연주를 해주었다. 그 밖에 다른 파트의 수석들도 무척 안정적이었다. 현 파트는 안정적이라는 것보다도, 정치용의 사인아래 하나의 파도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정말로 인상적이었다. 모든 단원들이 하나가 된 것처럼 움직이다보니, 보는 모습도 좋았고 그로 인해 만들어진 소리도 매우 밀도가 있었다. 이를 위해 얼마나 연습했을지 짐작이 가는, 그런 팀플레이의 모습이었다.
+
콘트라베이스 앞줄에 안경쓴 여자분... 무대조명에 반쨕반쨕한 악기가 반사되서 내 눈을 찔렀다. 눈뽕스킬을 시전하심
그렇게 액션이 안커도 거기 있는지 다 알아요. 심벌즈
윈드밀? 돌리는거 힘들어 보였...안쓰러웠...
오프스테이지 금관 어린이들 졸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나오지않는 안다박수. 정막또한 음악으로 변한 순간
Special Thanks to An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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