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킬리안] 우먼 인 골드, 도시 여자의 바닐라 향수

2018. 12. 16. 00:00Perfume


#01 도시여자 냄새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 있는 킬리안 매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이다.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2층 안쪽으로 가면 향수매장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고 킬리안 매장은 비교적 안쪽에 있다. 이곳 저곳 들리다가 킬리안 매장에 갔을 때, 이것저것 시향해보다가 매니저분이 추천해준 향수가 '우먼 인 골드' 이다. 내가 귀가 얇아서 이렇게 또 영업이 들어오면 솔깃해서 확 넘어가버린다. 이름처럼 여자를 타깃으로 한 향수이지만 킬리안이 기본적으로 남녀가 모두 써도 좋은 향수를 만들어서 내기 때문에 남자분들에게도 종종 추천을 해준다는 매니저님의 영업멘트.

그렇게 홀딱 넘어가서 시향을 해보니 정말로 여자를 타깃으로한 듯한 향이었다. 10대도 아니고 20대도 아닌 20대 후반이나 30대의 커리어 우먼을 타깃으로한 향 같았다. 정말 그 나이대의 여성분이 이 향을 뿌리고 있으면 멋져 보일 듯 한 향 말이다. 우먼 인 골드는 버버리 코트를 입고 여의도 금융가를 누리고 있는 젊은 커리어 우먼이 떠오른다. 근데 이거...여자만 쓰기에는 향 자체가 너무 매혹적이다. 그래서 일단 나도 종종 뿌리기 위해서 엄마 선물로 샀다. 구매 장소는 역시 롯데 온라인 면세점 (적립금 이빠이 먹이면 반값된다)


#02 오렌지 바닐라 아이스크림 - 바닐라, 장미, 베르가못, 통카빈의 하모니


우먼 인 골드의 주된 리뷰는 고급진 바닐라이다. 어떻게 고급지냐하면 바닐라에다가 이것저것을 섞었는데 자칫 텁텁해질 수 있는 바닐라를 한층 가볍게 만들어주고 또한 세련되게 표현했다. 바닐라를 메인노트로 장미 한 웅큼 그리고 베르가못(+오렌지) 의 상큼함이 느껴진다. 먹는 것으로 표현하자면 오렌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고 보면 될까? 그렇기 때문에 바닐라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통카빈 향의 고소(?)한 향이 스믈스믈 아주 약하게 표현되며 은은하게 향을 끌고간다. 


#03 긴 지속력에 약간은 모자란 발향


나는 향수를 볼 때, 지속력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발향력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찌되었든 향수를 뿌린다는 것은 좋은 향을 밖에 있는 시간동안 '입고' 있기 위해서이다. 근데 금방 날아가버리면 '입고' 있을 수가 없으니 지속력이 짧은 오 드 코롱 류의 향수는 기피하게 된다.

킬리안의 대다수 향수가 그렇듯이 '우먼 인 골드' 의 지속력도 상당히 좋다. 거의 하루 종일 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발향력은 다른 킬리안의 끈적끈적한 향수들 보다는 조금 약하다. 말 그대로 끈적끈적하지는 않기 때문인지도... ㅋㅅㅋ 내 피부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발향력이 좀 줄어들고 피부위의 은은한 잔향으로 하루종일 지속된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2번씩 뿌리면 될 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