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15. 14:23ㆍReview
오랜만에 마르쿠스 슈텐츠가 베를린필의 클라리넷 수석인 오텐자머와 함께 돌아왔다. 비교적 연말 분위기가 나는 곡들로 말이다. 그런데 나는 연말 분위기를 내러 왔지만... 서울시향의 연주는 어찌하여 이리 위태로웠는가...
1부는 비교적 무난했던 것 같다. 틸 오일렌슈피켈의 유쾌한 장난이야... 유쾌하게 연주하면 되는 것이고. 그런데 리드미컬한 모습을 이 날 시향 연주에서는 별로 찾아보지 못했다. 이것이 뒤로 가면 참사로 벌어지는데....
오텐자머는 클라리넷 협주곡 2개를 했다. 합창석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클라리넷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리지는 않았는데... 잘한다는 점은 알겠다. 그런데 A급 인재를 데리고 와놓고 그 기교를 다 보여줄 수 없는 곡을 연주하니... 난 솔직히 보면서 계속 심드렁했다. 내 마음속에 아직까지 최고의 클라리넷 협주곡은 하콜라의 클라리넷 협주곡이다. 오스모 벤스케와 카리 크루크가 만들어냈던 그.. 어마무시한 곡.
2부의 볼레로는 참 잔인한 곡이다. 브루크너처럼 진행하면 할수록 소리들이 중첩되면서 거대한 스케일을 만들어나가는데 브루크너와는 다르게 각 파트군의 실력이 가감없이 드러난다. 첫 스타트는 목관의 플룻. 바람새는 소리로 시작해서 거기서부터 난 큰 기대는 안했다. 클라리넷을 제외한 목관의 모든 파트는 실망감만 느꼈고 슈텐츠도 여기서는 약간은 포기한 듯 보였다. 금관의 트럼본은 대형사고를 치시고, 호른도 강약없는 방구소리에 지쳤다. 그래도 모든 소리가 모이니까 각 파트군의 단점이 싹 없어지고 꽤 그럴사한 분위기를 만들기는 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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