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7. 00:46ㆍPerfume
지금까지 경험해봤던 최고의 시트러스 향수이다. 사실 대부분의 시트러스 계열 향수가 다 고만고만했다. 오렌지, 레몬향을 중심으로 특별한 바리에이션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오데썽만큼은 매우 특별한 축에 속한다. 씁쓸하고 약간은 매운듯한 시트러스향으로 시작해서 마지막 우디우디한 비누향으로 변하기까지, 시간의 변화에 따른 향의 변화가 매우 다이나믹한 향수이다.
오데썽을 접하게 된 계기는 매우 의외였다. 맨 처음에 지인이 해외를 나갔다오면서 딥디크의 오에도를 사다줬었는데 그때 샘플로 받아온 향이 오데썽이었다. 오에도도 여름향으로 무척이나 좋지만, 지속성과 확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오에도는... 바람불면 날아가버리는 향이었다. 향의 지속시간이 워낙 짧았기 때문에 큰 재미를 못봤던 향수인데... 어느날 무심코 샘플로 받은 오데썽을 한번 칙 뿌리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었다. 맨 처음에는 너무나 강한 쌉싸름한 풀향으로 인상이 확 구겨졌었는데, 탑노트가 빠르게 지나가고 이후부터 펼쳐지는 시트러스 - 스파이시 - 우디의 향연은 나를 확 사로잡았다. 딥디크에서 마케팅 문구로 사용하는 바로 그 문구처럼 말이다. 그날 이후로 여름 향수는 항상 오데썽이다.
시트러스 계열의 향수치고는 우디와 스파이시가 첨가되어있기 때문에 지속시간이 상당하다. 대신 시트러스 본연의 향 (비터 오렌지같다)은 보통의 시트러스 계열처럼 2-3시간이면 날아가버리고, 이후부터 남아있는 향은 시트러스와 함께 풍겨오던 스파이시와 우디 향이다. 내 느낌상 시간이 지날수록 스파이시향이 먼저 날아가버리고 마지막은 우디향만 은은하게 퍼진다. 이 단계가 하루종일 지속되는 무시무시한 지속력을 발휘해준다. 이것이 과연 오 드 뚜왈렛인가... 할 정도로 말이다.
시트러스 계열이라서 당연히 여름이 제일 잘 어울리기는 하지만, 시간에 따른 향의 변화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4계절용으로도 무난할 듯 하다. 실제로 나도 비교적 따뜻한 겨울이나 봄이면 자주 오데썽을 뿌리고 나간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 그리고 어쩌면 향수를 뿌리고 제일 솔깃할 수 있는 지인들의 피드백
난 오데썽을 뿌리고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D
'시트러스 - 플라워 - 스파이시 -우디' 의 향연
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플라워는 잘 모르겠다.
'Perfu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르주 루텐] 라 를리지외즈, '자스민X머스크'의 양면성 (0) | 2018.12.09 |
---|---|
[바이 킬리안] 블랙 팬텀, 커피 초콜릿에 넣어먹는 럼주 (0) | 2018.12.08 |
[키엘] 오리지널 머스크, 모두와 모두의 머스크 (0) | 2018.12.05 |
[존 바바토스] 아티산, 올리브영 세일 기간을 노리자 (0) | 2018.12.05 |
[딥디크] 필로시코스, 무화과 코코넛 향수 (0) | 2018.12.02 |